러브 미 「카에데와 스즈」 THE ANIMATION

원작 쿄쿠쵸의 그림체에 가깝게 재현하면서도 마츠쥰 그림체가 묘하게 느껴지는 작풍인데, 깔끔하면서도 디테일을 살린 비쥬얼이 매우 눈부시다. 스커트의 주름, 옷주름, 메이드복의 프릴 등을 전혀 타협없이 꼼꼼하게 그려낸 점이 놀랍다. 스튜디오 1st의 약점이던 허술한 역동성도 크게 개선되었고 역대급으로 포텐셜이 터짐. 일상 씬조차도 움직임이 풍부하여 각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예산절감 차원에서인지 패닝,틸팅 연출이 남발되고 있어서 한 화면에 다 들어오지 않는 장면이 많고, 상하좌우로 훑으면서 관음하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히나타 유카는 동인게임, 동인CD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는 프리랜서 성우인데, 활동량이 엄청나서 2020년대 전후로 웬만한 18금 동인작품은 그녀의 손을 거쳐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SMR 유튜버 활동도 하고 있고, 음역과 연기폭이 상당히 넓어서 다양한 캐릭터를 섭렵하는 실력자이다. 야애니 참가는 이번이 아마도 2번째인데(첫 출연작은 [애성천사 러브메아리-악성수태]), 이 작품에서는 쌍둥이 캐릭터를 1인 2역으로 연기했고, 위화감 없이 각 캐릭터에 매칭되는 음색으로 완벽히 소화해냈다.

애니화가 된 에피소드 '카에데와 스즈'는 쿄쿠쵸의 단행본 3권, 러브리/러브미/러브유에 각각 2편씩 흩어져서 실려있고, 애니 1화는 원작 1~2화 내용에 해당한다. (제목과 달리 러브미가 아닌 러브리에 수록되어 있음) 순애물인데도 구속플레이가 자주 나오는 것이 쿄쿠쵸 작품의 특징이다. 원작이 워낙 명작이라 애니를 잘 만들어봤자 원작 미만잡...이지만, 애니화도 굉장히 잘 되어있어서 충분히 즐길 만하다. B파트 초반에 동일 단행본 에피소드인 '러블리 아이나쨩'의 히로인 아이나가 크로스오버로 등장하는 것도 깨알같은 오리지널 요소.

'쌍둥이 자매이지만 성격은 정반대'라는 설정은 서브컬쳐에서는 흔하고 뻔한 단골소재인데 야애니에선 은근히 찾아보기 힘들다. 귀 뒤의 점, 가슴 위의 점이 캐릭터의 매력을 더해주는데 각 자매의 점의 위치가 서로 대칭이라는 게 흥미롭다. (머리핀의 위치도 대칭) 전형적인 츤데레 캐릭과 천진난만 무표정 캐릭이 섬세한 작화로 귀엽고 야하게 그려져있어서 일상 씬부터 완전 개꼴린다.

구속플레이, 협박(?), 수치플레이 등등 일상 순애물 장르인데도, 소프트한 능욕물에 가까운 분위기이다. 팔을 잡아당기면서 박는 후배위가 꼴릿하다. 동생(스즈)은 서포트 역할만 하고 있고 삽입 장면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백합 장면이 중간중간 들어가서 훼방을 놓고 있고, 쌍둥이 자매덮밥의 3P 분위기는 생각보다 느낌이 많이 약하다.